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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올리언스에서는 베니아나 도넛
    여행 2023. 2. 20. 23:44














    2014년 새해를 재즈의 고향 뉴올리안스에서 ....

    미국 남부의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 이곳엔 재즈와 흑인영가 말고도 하고 싶은 말과 알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 곳이다.

    특별히 이번 여행에서는 오래전 선교지에서 만난 뉴올리언스 소도시의 전통 흑인교회를 인도하시는 목사님이 주일예배에 우리 가족을 초청해 주셨다. 교인 전체가 오래된 정통 원주민 흑인교회인데 새해 벽두부터 어디서 갑자기 찾아든 동양인 한국 이민자 가족 4명의 등장은 찾아간 우리들 보다 맞이하는 이들의 모습이 더 즐겁고 흥겨웠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찾아간 나에게 이들의 순수하고 소박하고 담백한 모습들이 비록 서로 피부색은 다르지만 마치 내가 50년 전 한국의 고향 사람들을 다시 만난 것처럼 그들은 따뜻했고 친절했다. 그 짧은 만남은 아직도 오랜 기억으로 머물 수 있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그날 친교 시간에 만들어준 이들의 전통음식은 통새우와 여러 가지 해물이 들어간 건보( Gumbo)라는 미국 남부식 해산물 죽 요리였는데 너무도 한국스운 맛이다. 모두가 성 3위 일체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믿음은 우리의 피부색과 문화를 초월 했다.

     

     

    이곳 역시 어디나 유명한 먹거리들이 구석 구석 골목 가득 많기도 하다. 대부분의 유명한 맛집들은 1시간 대기하는 긴 줄은 기본이다.

     

    그중 하나가 누구나 살아서 먹어 보아야 하는 25가지 맛집 족보 중에 한가지가 지금 우리가 가야하는 카페 드몬드의 베니아 도넛이다. 도넛위에 파우더 설탕 가득 뿌린 이것이 누구나 죽기전에 먹어 봐야 할 25가지 중에 한 가지이다.

     

    그 누가 지어낸 장사꾼의 농간인지는 몰라도 죽기 전 먹어보아야 한다는 운명론적 음식족보 25가지 속에는 당당히 우리의 군밤과 비빔밥도 포함이 되었다는 말에 한순간 모든 의혹을 떨쳐버리고 가볍게 한국 사람의 궁지와 약간의 국뽕감까지 무장한체 벌써 걸음은 도넛집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가게앞에 도착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폭우는 더욱거세게 쏟아진다. 이 빗속을 마다 않고,우산을 바쳐든 저 행렬은 마치 죽기전에 먹어야하는것이 아니라, 마치 지금 먹지 못하면 곧 죽을 사람들 처럼 필살의 각오로 줄을 사수한다.

     

    가게가 커서 그런지, 텐트형 식당테이블까지 진입은 생각보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우리팀은 잘 안돌아가는 머리를 굴려서 우리중 제일 만만한 막내 아들녀석을 쏟아 붓는 게릴라 폭우 속에서 우리들을 대신하여 줄을 지키고 서 있으라고 내 몰기로 하였다.

    (절대 아동학대 아님/ 씩씩한 총각으로 현,미국공군장교)

     

    나머지 사람은 주변 가게에서 여유롭게 아이쇼핑을 즐기고 빗속 최전선에서 줄서있는 아들에게 핸드폰으로오라고 알려주면 천하의 베니아 도넛을 먹는일도 누워서 식은 죽 먹기가 된다.

     

    도넛과 파우더 설탕 그리고 진하면서도 잔이 철철 넘쳐 나도록 부어주는 인심좋은 구수한 커피 덕분에 오래전 마켓을 하던 자리에 도넛이 유명해 지면서 마켓을 몰아내고 카페가 점령하게 된 이야기와 가게 모퉁이에서 생뚱맞게 들려오는 흑인 노인의 다소 처량하게 가라앉은 섹스폰 소리까지 어쩌면 오늘따라 무거운 저기압이 쏟아내는 소낙비의 유별 스러운 음율의 파장까지 겹쳐저 묘한 낭만까지 소환한다.

     

    어찌보면 여기가 전 세계에서 죽기전에 도넛츠 먹기 위해 찾아온 제법 삶과 마음이 여유러운 방랑자 나그네들이 잠시 젖은 날개를 접고 쉴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될 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위기와 독특한 맛도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딘들 행복하지 아니할까?

     

    나 역시 삶의 일상 속에 그 행복과 감동이 가득한 추억을 담기 위하여 이곳에 왔고 나는 잠시 동안 행복의 따사롭고 달콤함을 어루 만지며 이곳에서 도넛의 설탕맛 보다 더욱 달콤하고 감미로운 기쁨과 평안을 만났다.

     

    오늘 베니아 도넛에 도전해 보기를 너무 잘 했다. 그리고 오늘은 비가와도 좋다 .


    [ KAP O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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