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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날리를 생각하며...강정국
    데날리산 정보 2017. 6. 4. 09:33



    2017 데날리를 생각하며...강정국님 페이스북 글을 옴겨 왔습니다.


    왼쪽 민경태대원/ 오른쪽 구조된 행운아 강정국대장




    아! 데날리.누구보다 자신했던 데날리의 웨스트버트레스. 산스키의 꿈을 키우고, 실현하기 위해 다시 찾은 데날리. 출발전 오른손목의 골절은, 등반기간 나를 괴롭혔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밥 먹고 자는 일 이외 없다. 침낭을 접거나 삽질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대원
    들의 도움으로 거센 블리자드와 화이트 아웃을 견뎌 결국 캠프4에 도착..... 
     왼손에 잡은 스틱 한개로 모터사이클 힐을 오르고 윈디코너를 넘어선 탓인지 왼손목의 통증은 더해간다. 윈디코너를 넘어설 즈음 대원의 고소증상 호소로 윈디코너 앞에서 다시 캠프3로 하산하고 대원을 남겨둔 채. 다시 모터사이클 힐을 오르고 스쿼럴 힐을 오른다. 다행히 윈디코너에는 몇 일간 내린 눈 탓으로 운행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캠프4에는 그 동안 날씨 탓에 운행을 포기한 외국등반대의 텐트로 어느 곳하나 빈 자리가 없다. 내일부터 다시 영하30도의 추위가 예상되고 바람은 30-40m/s가 예상된다는데, 스노블럭을 쌓을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결국 외국등반대가 화장실로 이용하던 사이트를 메워 키친텐트를 설치한다. 그리고 밤이 지나간다.

    새벽부터 시작된 바람은 키친텐트를 집어 삼킬 만큼 거세다. 하루종일 펄럭이는 키친텐트에서 꼼짝 못하고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데 레인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캠프3에 남겨두고 온 대원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한다. 팀의 리더로서 결정을 해야 한다. 대원들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 동상의 조짐이 보이고, 더 이상 캠프5의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자진 철수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다시 캠프3에서 대원과 반갑게 조우한다.

    다음날 캠프3에서 랜딩까지 하산하기로 하고 짐을 패킹한다. 그러나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11시를 조금 넘겨 캠프3를 출발.. 순조롭다. 썰매브레이크 덕분에 썰매는 뒤집어지지 않고 캠프2에 도착. 그러나 화이트아웃은 계속된다. 표시기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내려가는 길과 올라오는 사람들과의 코스가 다르다. 불안하다. 우리들은 안자일렌을 하지 않았다. 스키로 하산하는데 안자일렌은 불편함만 초래할 뿐 그리고 스키의 길이는 크레바스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캠프2를 넘어 저 멀리 캠프1이 보인다. 오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눈은 더욱 크러스트 되어 길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 긴장감이 풀린 탓일까? 뒤 따라오는 대원들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고, 올라오는 다른 원정대에게 길을 비켜주기 위해 잠시 옆길에 멈춰선다... 그 순간...
    갑자기 땅이 꺼진다.

    얼마나 떨어진 것일까?
    깊은 크레바스의 심연속에 몇번을 튕겨 간신히 촉스톤 위에 허리가 꺽여 온몸이 축 쳐진다. 
    입 안에서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내 자신이 살았다고 느끼는 안도감도 잠시 공포와 외로움이 밀려온다. 
    순간! 안자일렌을 하지 않아서 줄줄이 엮여 함께 추락하지 않아서 다행이다는 사치도 부려본다..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대답이 들리지 않는다.
    지금의 내처지와 달리 크레바스의 아름다움은 형언할 수 없다. 청빙의 오묘한 색감과 언제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배낭에는 침낭과 행동식, 그리고 담배는 충분하다.
    몇 일간은 견딜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떨어진 지점이 루트와 근접하여 언젠가는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두려움을 떨쳐 내기로 한다.

    그리고 잠시 후 로프 한동이 내려오고 나의 몸은 서서히 끌어 올려진다.
    설면 위에 올려진 나의 몸은 살았다는 안도감에 그 동안 참았던 허리의 통증이 서서히 밀려온다. 걸을 수 없다. 임시텐트가 설치되고 하루를 보낸다. 우리 팀원들. 그리고 스튜어트와 마이클. Nps.모두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헬기로 탈키트나로 이송. 병원에 입원하여 응급처치를 받는다. 
     와실라 오갑복선배님과 사모님의 기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무엇보다 빠른 회복에 내 자신도 놀라울 정도다. 그렇개 몇일 안정을 취하고 시애틀에 도착... 늦은 시간이지만 우리들은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는데 뒷 모습이 아름답다.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 동안 염려해주신 페친분들에게 글로써 인사를 대신합니다.

    By photo 박 (로드리고)세희

    PS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웃음 밖이 안나옵니다. ㅎㅎ

     

     


    추락자 생존을 확인하기 위하여 조심스럽게 사고지점으로 접근한다.


    추락자 구조를 위하여 솔선 수범하는 다국적 클라이머들의 노력에 감사한다.멀리보는 끝자락이 등반자의 추락 깊이로 추산이 된다. 












    민경태/강 대장을 구조하러 온 헬기 ~ 안개때문에
    1시간이상 상공에서 우리를 찾고있다가 순간에 보이는틈을타서 착륙할수 있었다.


    민경태/ 정국이를 태우고 떠나는 헬기~ 난 이순간 갑자기 눈물이 났다.

     

     

     

    알레스카 개설매 기념관에 모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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