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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_데날리의 잔상(殘像)
    데날리산 정보 2017. 6. 3. 02:51

     

    2017_데날리의 잔상(殘像)



    [사진촬영: 오갑복 / 북쪽에서 본 데날리산으 전경]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의 범접함을 거부하는 곳, 나는 그 곳을 "신의정원"이라 말한다. 칼날 처럼 솟아있는 아름다운 산군과 눈앞의 펼쳐진 오색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빙하의 프리즘은 잠시라도 등반자의 작은 왕국이 된다.

    그 속에 고요하게 흐르는 바람의 소리가 요람 처럼 감미로울 때,모두는 숨 죽여 신(神)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너 서있는 그 땅이 신(神)만이 존재하는 무정하고,차갑고,거룩한 그 이치(理致)를 스스로 찿아 알아야 한다.

    단지,잠시라도 안전하고 평안하게 그 곳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오직,신(神)의 자비와 자연 앞에서 인간의 겸손과 만물이 공존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깨달음"의 지혜가 있었기 때문 일 게다.

    지난 몇일 데날리산을 등반 중이던 무척 아끼고 좋아하 동생들의 운명을 가위질 하는 절대절명의 아찔한 사고의 순간들이 날카로운 비상 연락망을 통해 전해져 오기 시작하면서 핼리콥터가 현장에 도착하고 사고현장의 안개로 한시간 가량 핼기는 호버링만 반복하며 한 사람의 사고자를 구하기 위해 철수를 결단하지 않고현장 상공에서 대기했다가 결국 사고대원을 구출하였다.

    탈키트나에서 앰브란스 편으로 와실라까지 이동을 하고 후속팀의 동상 환자는 경비행기 편으로 하산하여 병원 입원수속을 하고 불과 하루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번이고 멍한 상태에서 병실속 하얀벽의 의미만 집중하며 나락 저 아래로 떨어져 축 늘어진 나의 놀란 "간"을 몇 번이고 다시 쓸어 담는 체험을 반복해야 했다.

    데날리산을 여러 차례 등반하였고 이산을 잘 아는 팀 리더가 C2를 향해 올라 오는 등반대에게 길을 양보하기 위하여 1~2미터 길 밖으로 나서 있는 순간 대 설원위에 점 하나를 찍은 듯,마치 겨울 호수의 얼음 낚시 구멍하나 뚫어 놓은것 처럼 작은 홀 하나만을 달랑 난긴체 끝 모를 무저갱 깊이의 빙하 속으로 깜빡 할 사이에 사라지고,그후 기적처럼 20미터 빙하속 촉스톤에 걸쳤다.스키를 착용하고 썰매까지 연결한체 자유낙하는 모습의 결과는 그 상상만으로 공포 스럽다.

    데날리뿐 아니라 빙하지대에서 운행중에 안자일랜은 추락자 확보를 위하여 필수 수단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만 봐도 타 대원 몸 무게의 거진 배가 되는 등정자가 추락 할 경우 대책이 없다.

    [참조설명:안자일랜(독어:Anseilen)은 빙하나 날카로운 능선등반 중 등반자끼리 안전을 위하여 서로 줄을 묶고 등반하는 방법]

    이번 사고를 돌이켜 보면서 지난 30여년 지켜본 레인져 구조대와 한국 원정대들 간의 전통적,문화적 등반방법 사이에 분명한 괴리(乖離)적인 모순(矛盾)이 존재하는 점을 알 수가 있었다.

    빙하가 없는 한국의 지정학적 이유는 등산중 로프를 함께한 파트너가 갑자기 땅이 꺼지며 땅속 깊은 곳으로 사라지는 경험은 물리적으로 경험해 볼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빙하가 존재하는 "신의정원" 지역에서는 빙하 이동 중 히든 크레바스(Hidden crevasse/눈으로 살짝 덥혀 있는 빙하틈새)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한국에서 등반중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숫자에 비교하리 많큼 매우 흔하게 발생 한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팀 대원 다섯명 전원이 데날리 등반중 나란히 한번씩 크레바스에 조금씩이라도 빠져보는 경험을 했으나 다행이 큰 틈새가 아니어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이런 점을 볼때 이산의 크레바스 활동이 얼마나 활발한 것인지 가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그 많은 사고들 가운데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추락자를 그냥 차가운 빙하 속에 버려 둔채 집으로 돌아오냐? 그건 아니다. 이들은 그러한 사고 예방을 위하여 많은 훈련과 탐침봉을 통한 전진 방향의 안전성 확인와 특히 C1~C2~C3구간의 캠프사이트 안전성을 확실하게 탐지하고 만약에 찿아올 추락사고시 제동을 위한 데드맨등 장비를 갖춘다.

    첫째:
    이들은 평상시 크레파스 추락구조를 투철한 의식과 사고발생시 익숙한 행동을 위하여 평소 훈련을 꾸준히 한다.

    둘째:

    등반자 전체가 소지하면 좋지만 안자일랜 상태에서는 최소 몇명이라고 데드멘 (손잡이 없는 눈삽형 추락자 재동장치)를 권총처럼 운행 중에는 옆구리에 항상 부착한다. 그리고 팀원이 추락하면 누구든 먼저 데드멘을 눈속에 박아서 파트너의 추락 속도를 재어하고 추락이 멈추면 확보물을 설치하고 구조를 시작하는 것이다.산행 중 추락사고 없는것이 가장 다행스런 일이지만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 방법이 빙하 이동중 안자일랜을 통한 추락자 안전과 구조의 가장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대처방법이라고 추천한다.

    이번 사고로 알 수 있듯이 빙하 추락자 구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구조하는데 건 20명 이상의 다국적 원정대원들이 마치 자신의 대원이 빙하 속으로 추락한 것 처럼 적극적으로 자진 참여하는 봉사정신이 감사하고,매번 느끼는 잔잔한 감동이었다.

    이번과 같은 경험을 통하여 지금은 다소 빙하운행의 경험이 부족한 한국 원정대지만 점차 사고예방과 사고자를 구조하는 기술적 학습이 꾸준이 발전 되길 바래본다.

    특히 미국군대의 문화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어떤 어려운 전쟁 중에도 단 한명의 대원도 전쟁터에 남두지 않는것이 묵언적 원칙의로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전쟁에 참여하는 대원 하나 하나에게 내가 죽어도 꼭 구조 된다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 가치와 원칙이 있기에 팀과 나라를 위하여 단 하나뿐인 목숨을 바치게 하고,그것을 통하여 세계 최강의 높은 팀웍과 기술이 고도화되는 군대가 될 수 있었다.

    빙하 이동시 안자일랜은 충분한 훈련으로부터 나오는 재어 기술과 장비가 갖추어 졌을 때 그 필요의 이유가 있는 것이고, 준비와 훈련이 부족한 안자일렌은 더욱 큰 인명의 피해로 발전 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빙하 이동시 등반자의 심리적 안정과 생명의 보호를 고려하고 쟈일 파트너 간의 신뢰와 팀웍의 고취를 위하여 안자일랜은 하는 것이 맞다.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는 적절한 장비와 충분한 훈련이 뒷 받침 되어야 한다.

    자신의 꿈과 자연을 향한 애증으로 7대륙 최고봉을 계획하고 등반에 나서는 것 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다.그러나 무정한 "신의정원"에서 스스로 살아서 돌아 올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면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웃에게 더 큰 피해이며 자신을 향한 무모한 학대 행위이다.

    지금은 빙하 속으로 추락했던 대원이 평소 매우 강한 체력의 소유자로 기적처럼 회복하고 함께온 대원들과 남은 여행을 계속 할 만큼 빠르게 회복이 되었고, 나머지 두명의 대원은 손과 얼굴에 동상으로 치료 중이다.

    헤드월 상단에서는 7대륙 최고봉을 등반중이던 핀랜드 클라이머는 전신 동상으로 아직 중환자 실에 머물고 있고 힘들다.

    다행히 그렇게 모두는 "신의 정원"에서 도망치듯 가까스로 빠져 나왔다.

    모두는 한명의 대원을 전망 좋은 호텔같은 와실라 병원에 남겨 두고 새벽4시가 되여서야 와실라캠프로 돌아왔다.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 나지 않기를 바라며 그 늦은 새벽 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지난날 히말라야 등반중 크래파스 속에 빠져 20여시간 구조를 기다리던 이야기와 여러개의 발가락을 잃어야 했던 운명 처럼 아픈 영웅담으로, 밤도 햐얏고,산도 햐얀, 알라스카 백야 속에서 좀 처럼 떠날 줄 모르는 설원위의 잔상들을 하나 하나 어루 만지며 하얀 날 밤을 지세운다.

    결코 신(神)도 멈출 수 없었던 이들의 끝 모를 호기심과 탐험은 아직도 진행형이며 이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신 스스로의 환희(幻戲)이고 아픈의 고통의 멍에이다.


    다시 말 하지만 자연은 분명히 무심하다. 신은 금년시즌 그들에게 데날리 정원의 문을 닫았다. "신의정원"에서 구름 한 점의 의미와 바람 흐름의 속삭임에도 그의 명확하고 간결한 안내의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는 안내문이 보이거든 망설이지 말고 돌아서서 내려 와야 한다. "신의 정원"에서 더 오래 머물길 원했던 자들은 이미 죽은자들 뿐이다.

    더 재미난 일은 멀리사는 우리집 아들 딸이 아빠,엄마가 몇 일 전화 통화가 안된다고 친척들 까지 동원해서 우리의 행방을 찿다가 조금전 통화가 됐다. 구조,구조,하다가 부부가 나란히 구조대를 만나야 할 뻔 했다.

    등반이 자연 앞에서 살아 남기 위한 역동적인 몸짖이었다면, 죽음은 자신만이 책임져야 하고 다시 돌려 놓을 수 없는 단 일회적 무지와 실수의 댓가일 뿐이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다가 죽어도 좋다고 하는자는 실패자이다. 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서 돌아 올 수 있는자 그가 승리자이며 전문가 이다.


    작성자 오갑복 2017년 6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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